top of page
High-quality JPEG featuring a distinctive folded paper texture. Its unique character adds

첫번째 책

한편 왕자님은,

​"오르페(ORPHE)! 그 이야기를 해줘, 이야기 동굴 이야기를 말이야!"

시종에게 매일매일 재미난 이야기를 졸랐습니다.

과묵한 시종은 그럴 때면,

마른 입을 침으로 축이며,

지도에 없는 온갖 나라와 마을들,

영웅들, 신과 동물들,

숲과 괴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시종의 낭랑한 목소리가 늘 왕자님의 방을 채웠습니다.

시종의 목소리는 구슬프고 아름다운 노래 같았고,

맑은 리라 연주 같았습니다.

왕자님은 시종의 이야기에 매혹되어

매일 밤,

용사가 되었다가,

숲의 작은 동물이 되었다가,

가난한 집 아이가 되었다가,

마녀에게 잡혀갔다가,

용을 만나거나,

괴물이 되었습니다.

왕자님은 이야기말고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습니다.

이 나라에도, 살아가는 이 하루에도, 왕에게도 관심이 없었지요.

​오로지 신비와 모험, 꿈과 환상만이 왕자님을 들뜨게 했어요.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