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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책
어느 나라에 다섯번째 공주가 태어났습니다.
막내 공주는 날 때부터 의젓하여
울음 한 번 터뜨리지 않았어요.
동그란 눈으로 어미를 골똘히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왕과 왕비는 꺼림칙한 마음에,
한 번 안아주지 않고
아이를 요람에 내려놓았습니다.
아이는 그때껏 한번도 울지 않았어요.
왕비는 아이의 팔뚝을 꼬집어도 보고,
시녀들을 시켜 큰소리를 내 보기도 했지만
아이는 조금도 울지 않았어요.
왕과 왕비는 이내 전부 포기하고,
울지 않는 막내 공주를
시녀들에게 맡긴 채 가버렸습니다.
언니들도 공주에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저 처음으로 갓난 동생이 생긴 넷째만이,
요람 주위를 서성거리다 시녀에게 혼이 났어요.
"하지만, 봐! 난 동생이 처음 생겼다고!
그리고 얘 좀 봐, 정말 쭈글쭈글하고 못생겼어."
"어머, 공주님! 동생분께 그런 말 마셔요.
이 아이도 공주님처럼 아주 어여쁘고 튼튼하게 자랄 거랍니다."
"정말? 정말 그럴까?"
"그럼요. 공주님이 그토록 바라던
공놀이 상대가 생길지도 몰라요."
"정말? 신난다! 언니들은
아무도 같이 안 해준단 말이야."
하지만 넷째 언니의 관심도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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